한번 날아가서 다시 씀....(핵슬픈)



에이스는 한결같이 의지를 내비쳤다. 사보는 왜 자신이 에이스를 이렇게까지 신경쓰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. 딱 잘라서 안 돼. 라고 하면 될 일을 모질게 해내지 못했다.

사보는 되도록 에이스가 흥미를 가질만 한 이야기를 계속 해줬지만 외려 더 나가고 싶다고 들뜨게 만들었다.

"원래 한번 호기심이 생기면 해결되기 전 까지 궁금한 게 당연하지 않아?"

그 이후로도 사흘을 시달리고 난 사보는 이제 더 이상 이 상황을 이어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 이르렀다. 하지만 정작 에이스를 업고 시내를 활보하는 상상을 하면 몸에 힘이 쭉 빠졌다. 나흘째 아침, 오늘은 어떻게 버티나 하고 터덜터덜 걸어가는 사보의 눈에 띈 것은 휠체어였다.



"널 데려갈 방법이 생각났어."

여전히 외진 나룻터에서 낯선 시끄러움이 절벽에 부딫혀 울려퍼졌다.

"그런데 너, 물을 떠나서 오랫동안 있을 수 있는거야?"

"당연히 모르지. 그런 적이 없었거든."

"아니 그럼 나가겠다는 말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한..."

"그러면 지금 버텨보기 한번 해볼까?"

에이스는 사보의 말을 냉큼 자르고 물 속으로 사라졌다. 사보는 팔짱을 낀 채 그가 방금 사라졌던 부분만 바라보았다. 그리고 곧이어 무언가가 물 속에서부터 치솟는 소리가 들렸다. 해를 바라보고 있어서 사보는 그것의 형태만 볼 수 있었다. 솟아오른 물방울들이 사보의 얼굴 위로 후두둑 떨어졌다. 늦게 떨어진 물 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고 환상적이며 이 세상에서 나만 겪어봤다고 감히 말 할 수 있는 경험에 멍하니 서있기만 하던 사보를 다시 현실로 불러온 것은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였다.

"잡아!"

짠내가 훅 끼치고 질량을 가진 거대한 물체가 사보의 두 팔 위로 떨어졌다. 살아가며 애완동물 이외에 어떠한 살아있는 것도 안아본 적이 없는 사보에게 이 상황은 충분히 놀랍고도 기념할 만한 사건이었다. 그때 에이스가 잘 잡았다며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. 이렇게 가깝게 얼굴를 맞댄 건 처음이었다. 눈동자의 색깔, 근육의 세밀한 움직임, 내쉬는 숨결이 모두 느껴지는 가까운 거리라는 사실에 사보는 당황해서 그를 놓쳤다. 잼을 바른 빵이 떨어질 때 꼭 앞면으로 떨어지듯 에이스도 얼굴을 땅에 박고 말았다. 사보는 상기됐던 얼굴이 진정되기는 커녕 당혹감에 더 붉어져버린 사실을 깨달았다. 미안함과 민망함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어쩔줄 몰라하며 우선 사과를 하는 쪽이 예의인 것같아 서둘러 그의 의식부터 확인하려고 다가갔을 때 사보는 어딜봐도 물고기 뒷지느러미였던 부분이 인간 다리로 변해가는 과정을 마주하게 되었다.



캐ㄹ1ㅂl안의 카이조쿠 낯선 zo류

Posted by sakasoriny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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