패러렐



"시간은 상대적인 거라서..."

소년은 삐딱하게 서서 팔짱을 끼고 제 앞에서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대는 말을 하나도 주워담지 않았다. 됐어. 어쨌든 늦은거잖아? 라는 말 한마디에 앞에서 한껏 변명을 늘어놓던 입을 막아버렸다. 너, 나한테 빚졌어. 소년은 그대로 바다에 풍덩 뛰어들었다. 잠영을 하는 인영은 금세 사라지고 파도가 그 자리를 채웠다. 해넘이가 막 시작되어 벌써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있는 시간에 그는 다시 돌아갔다. 바닷가에 오도카니 남아있는 또 다른 소년은 멋쩍은듯 한동안 그 잔상을 바라보았다.

"늦은건 이유가 다 있단 말이야, 에이스."

사보도 그 말을 남기고 바닷가를 떠났다.
Posted by sakasoriny
,